생일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게 되어버렸다. 한 때는 무슨 케익을 먹을지 기대하고 그 날만 기다리던 때도 있었는데요
내 돈으로 케익을 사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되서인가 감흥이 덜해졌다
생일이 되었다는 건 크리스마스가 더 훌쩍 다가왔다는 것
몇년 동안 내 생일 전 후로 안 좋은 소식이 많았다
같은 날 태어난 사람이 죽은 건 그 중 제일 치명타여서 매년 그 사람이 생각난다 동네에 왔을 때 사인 받았던게 다인데 그 때 더 좋아하고 응원하는 팬이라고 말할껄 아직도 후회가 된다
우울하고 슬픈 일들은 고여있고 기쁘고 좋은 일들은 빠르게 지나가버린다
생일 기념으로 기쁘고 좋았던 일들을 남기고 싶다
동생이 사와서 한 조각만 먹었을 뿐인데 계속 생각이 났다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던 그 꽈배기 도넛
그냥 위에만 올라간게 아니라 사이사이에 촉촉하게 크림이 들어가있다
저녁 때 가서 품절된 메뉴가 많았는데 꼭 먹고 싶었던 피스타치오 도넛과 라즈베리 도넛은 남아있어서 다행이었다
라즈베리는 사진이 양념치킨 같은데 새콤달콤한 맛이 나고 도넛 반죽은 쫄깃해서 더 잘 어울린다
피스타치오는 흔하지 않은데 느끼하지 않고 고소했다
카페 분위기는 빈티지 80년대 코카콜라 포스터가 있고 타일 인테리어 미국식 주방 느낌이라 귀엽다
아주 연하게 내린 커피를 마시면서 백엔드 면접 준비와 코딩 테스트를 어떻게 풀 것인지 얘기했다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오랜만에 머리를 굴리니 재미가 있었다
일이 다시 하고 싶다
군고구마, 호빵, 호떡, 군밤, 붕어빵. 겨울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공통점이 있다
라인에는 군고구마, 만두, 군밤, 군고구마 등 키링이 있었지만 내가 꽂힌 건 하나였기 때문에 그 친구가 지금 나이키 뽀글이 가방에 달려있다
어떤 친구였을까? 밑에 생일선물 사진에 있다
그냥 딸기지만 나에겐 겨울딸기로 기억되는 친구
모자를 써도 벗어도 너무 너무 귀엽다
친구 키링 사주는 건데도 왼쪽 오른쪽이 나은지 고르는데 한참 걸렸다
내 돈으로 사긴 고민되서 계속 위시리스트에 있던 익지빗 에이
한겨울에 열심히 바르고 다닐 계획으로 추워서 홍조로 보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겨울 아이템
겨울 키링 선택은 붕어빵이었다 나이키 뽀글이 가방에 다니까 크기도 딱 맞고 함께 산책하는 느낌이다
가족에게 서운한 일이 생겨 다툼이 있었다
나는 내가 우리 가족 사이의 외톨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나를 존중해주지 않는 것 같아 화가 나고 속상했다
가족들은 내가 섭섭해 하는 감정을 이해한다고 하지만 미안하다고 하지는 않았다
대신에 동생이 내가 먹고 싶어하던 고구마케익을 사왔다
방에 매직파티션을 설치하며 혼자 힘으로는 천장에 고정이 힘들었다 가족들에게 말을 걸어서 도와달라고 해야하는데
속상한 마음이 가시지 않아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고구마 케익을 보고 동생에게 잠깐 도와달라고 말했다
동생은 내 방으로 와 압축봉을 같이 설치해주고 지오다노 쇼핑백을 내밀었다
가디건이었는데 나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할지 고민하다가 전해준 것 같았다
나만 어떻게 풀어야할지 고민하고 있던게 아니라 다행이었다
평소에는 생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던 무심한 친구가 이번에는 생일을 기억해주었다
키엘 립밤과 핸드크림 / 집에 핸드크림 부자가 되어버렸다 자몽향이 좋았으면 좋겠다
친구는 올해 초가을 결혼을 했다 내 친구들 중 두번째였다
지금 한참 신혼여행 갔다오고 미뤄둔 일이 넘칠 시기인데 잊지 않고 축하를 해줘 고마웠다
웬일이냐고 묻자 안 챙겨주면 뒷감당해야하지 않냐고 툴툴거렸지만 고마웠다
가을겨울에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잠옷과 지브리 포스트카드 100선
잠옷은 부들부들해서 실밥이 거슬리지 않는다 패턴도 예뻐서 입고 엄마 앞에서 춤을 췄다
철딱서니 없다는 말을 바로 돌아왔지만 그 말이 엄마의 애정같아 좋았다
평상시에 먼저 말 안 거는 막내동생도 잠옷이 좋아보인다며 말을 걸었다 뺏어갈까봐 무섭다
지브리 스튜디오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이웃집 토토로, 마녀배달부 키키, 원령공주, 하울의 움직이는 성, 포뇨, 마루밑 아리에티 등 21개 작품 포스트카드가 들어있다고 써있다 별처럼 내려오는 포뇨, 키키의 귀여운 고양이 지지, 원령공주의 아시타카 등등 너무 좋아
어떤 그림이 있는지 검색만 해보고 아직 뜯지를 못하고 있다 잘 보관했다가 벽에 하나씩 붙여야지
가구야 공주이야기, 추억의 마니, 바람이 분다 등 최근 작품도 다 봤는데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이웃집 야마다 두 개는 아직도 보지 않았다 ㅋㅋㅋㅋ 그림을 봐도 무슨 장면인지 모른다
12월에 단종되는 레고 경찰서
오래된 친구가 돈을 보태주었다
조립해서 둘 곳은 없지만 코테 문제 풀고 공고 쓰면서 보상으로 조금씩 조립해봐야겠다
익지빗에이 사준 친구가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는 케이스를 산다고 하더니 깜짝 선물로 내것까지 주문을 해주었다
기대하지 못했던 선물이라 감동이었다
언젠가 저런 거대한 나무 트리를 꼭 집안에 두고 인형과 리스와 장식물로 꾸미고 싶은 꿈이 있다
그런 꿈이 있기 때문에 아직 죽지 못했다
살아서 오래 오래 일하는 개발자가 될 것이다 내 주변에 있어주는 고마운 사람들에게 내가 받은 것 이상으로 잘해줄 것이다
기쁜 일을 오래 오래 기억하고 남기는 사람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11월 생일이신 분들은
올리브영 사이트 로그인해보세요 오프라인에서 3만원 이상 2000원 할인쿠폰을 몰래 발급해주고 아무 말도 안해줘요
생일쿠폰을 쓰기 위해 매드포갈릭에 간다면 꼭 바나나 크레이프 파우치를 드세요
폴바셋도 생일쿠폰을 주니까 생일 전에 가입하고 제철 아이스크림 라떼를 큰 사이즈로 마셔주세요
스타벅스에 간다면 캐모마일 릴렉서를 아이스 말고 따뜻한 버전으로도 드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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